브리프 | 공급망·규제 리스크 — EU 강제노동금지법 가이드라인 공개, '절차'가 아닌 '결과'로 책임 묻는다 출처: 삼일ESG, 2026년 7월 1일
법의 핵심 구조: 실사 의무 없이 결과 책임만 부과
삼일ESG가 7월 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, EU 집행위원회가 2026년 6월 26일 강제노동금지법(Forced Labour Regulation) 시행을 1년 반 앞두고 '강제노동 단일 포털'을 개설하고 세부 이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습니다. 이 법의 가장 독특한 구조는 기업에 별도의 공급망 실사(Due Diligence) 의무를 강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. 대신 절차와 관계없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이 최종적으로 EU 시장에 유통되었다면 그 자체로 책임을 지게 됩니다. 다만 집행위는 ILO와 OECD 실사 지침에 기반한 6단계 실사 체계 구축을 권고하였으며, 이것이 위반 여부 입증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하였습니다.
조사 기준과 절차
조사 권한은 EU 역내 사안은 회원국 정부, 역외 사안은 EU 집행위가 직접 주관합니다. 조사 기준은 강제노동의 규모·심각성, EU 시장 유통 물량, 최종 제품 내 강제노동 투입 비중의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. 특히 국가가 주도하거나 묵인한 '국가 주도형 강제노동'이 최우선 조사 대상으로 설정되었으며, 이는 신장 위구르 등 특정 지역발 원자재·부품을 공급망에 포함한 기업이 집중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. 법안 이행 절차는 초기 평가 → 예비조사 → 본조사 → 시장 퇴출 결정 → 역내외 집행 순으로 진행되며, 본조사 착수 후 원칙적으로 9개월 이내에 결론을 내야 합니다. 기업이 조사에 비협조할 경우 당국은 외부 증거만으로도 위반을 확정할 수 있어, 비협조 자체가 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.
제재 수위: 시장 퇴출과 매출액 대비 최대 4% 과징금
적발 시 해당 제품은 EU 시장에서 즉시 회수·폐기 명령을 받으며, 매출액 대비 최대 4%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. 이는 EU GDPR(일반개인정보보호법)의 제재 수준과 동일한 강도로, 대형 수출 기업의 경우 수천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.
리스크 관리 시사점
이 법의 구조적 특이점은 "무엇을 했느냐(절차)"가 아닌 "무엇이 결과로 나왔느냐(결과물)"를 기준으로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 기존 공급망 실사법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. 첫째, 한국 배터리·전자·철강·섬유 기업 등 EU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 전반에서 Tier 2·3 이하 공급망의 원산지 및 노동 조건 추적 능력이 법적 생존 조건이 되었습니다. 실사 의무는 없지만 실사 없이는 위반을 방어할 수 없다는 구조적 역설이 핵심입니다. 둘째, 보험·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공급망 강제노동 리스크는 무역보험, 제품공급보험, D&O, 그리고 공급망 중단에 따른 BI(Business Interruption) 보험 복수 영역에 동시에 걸치는 복합 익스포저입니다. 특히 시장 퇴출 명령은 물리적 손해 없이 발생하는 비손상 사업중단(Non-Damage BI) 시나리오에 해당하므로, 기존 표준 BI 약관의 보장 공백 여부를 점검해야 합니다. 셋째, '비협조 시 외부 증거만으로 위반 확정' 조항은 기업의 사내 공급망 데이터 관리 체계와 조사 대응 역량 자체가 리스크 경감 수단이 됨을 의미합니다. 보험사 및 브로커 입장에서는 피보험자의 공급망 실사 수준을 인수 심사의 핵심 항목으로 격상시키는 언더라이팅 기준 재편을 검토할 시점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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